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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광태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9-29 08:05연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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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명절, 유난히 '맞수'들의 대결이 눈에 들어왔다. 전력이 비슷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가 그랬고, 한일전 그 이름만 들어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도 그랬다. 이는 승패를 떠나 맞수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2026년 추석에는 스포츠가 아닌 대중음악계에서도 '맞수'의 대결 아닌 대결이 있었다. 바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오랜 시간 각자의 길을 걸어온 이승철과 부활이다.
이승철 VS 김태원의 부활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4일 KBS 2TV에서는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승철의 한가위 대기획 공연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이 방송됐다. 지난 8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1만 2000여 명의 관객과 함께 녹화한 공연으로, 이승철은 40년 음악 인생을 대표하는 노래들을 들려줬다.
이틀 뒤인 9월 26일에는 채널A를 통해 부활의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 <부활 40주년 기념 콘서트 인 서울: 대한민국 록의 전설>이 방송됐다. 방송사는 달랐고 공연의 분위기도 달랐지만 한쪽에는 백밴드를 이끄는 솔로 가수 이승철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김태원이 이끄는 밴드 부활이 있었다.
그런데 두 공연을 각각 보고 나니 재미있는 질문이 하나 생겼다. 왜 이 두 뮤지션은 같은 노래를 부르는 걸까?
40년 전, 같은 연습실에서 시작된 두 사람
1986년, 이승철이 밴드 부활의 정규 1집 보컬로 참여하면서 두 사람의 역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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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이 이끄는 부활과 이승철의 만남은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명곡을 세상에 남겼고, 이승철은 단숨에 가요계가 주목하는 보컬리스트로 부상했다.
▲ 김태원과 이승철의 만남, 한국 록의 전설, 부활 1집 데뷔 앨범 이미지
ⓒ 최호림
▲ 부활 1집 'Born Again' :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담긴 부활의 명반
ⓒ 최호림
한 사람은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가던 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였고, 다른 한 사람은 가창력을 가진 미소년 보컬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뜨거운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활 2집을 끝으로 이승철은 솔로 활동을 선언하며 팀을 떠났고, 김태원은 새로운 보컬들을 연이어 발굴하며 부활이라는 밴드를 이어갔다.
그 순간부터 두 사람의 음악적 궤적은 갈라졌다. 이승철은 솔로 가수로 히트곡을 내놓으며 당대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고, 부활은 보컬 교체의 진통 속에서도 김태원은 음악적 중심을 잃지 않으며 정통 록 밴드의 색깔을 더욱 단단히 다져갔다.
그렇다고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두 사람의 음악적 뿌리까지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다르게 남은 음악
대표적인 곡이 바로 '마지막 콘서트'다. 이승철 하면 떠오르는 이 노래의 근원을 따라 올라가면 부활 2집의 수록곡 '회상 Ⅲ'를 만나게 된다. 김태원이 작사·작곡한 원곡을 이승철이 자신만의 결로 재해석하고 제목을 바꿔 세상에 다시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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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곡이지만 두 뮤지션이 만들어낸 음악의 결은 확연히 달랐다. 부활의 '회상 Ⅲ'가 김태원 특유의 서정적이지만 투박한 정통 록 감성 직관적으로 뿌려 대중에게 전달한다면,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는 섬세한 미성과 호흡을 통해 팝 발라드 풍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희야' 역시 이승철이라는 보컬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노래임이 분명한 동시에, 부활이라는 밴드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짧았던 두 사람의 만남이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생각보다 깊고 긴 족적을 남긴 셈이다.
이후 이승철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솔로 가수로, 김태원은 대한민국 대표 록그룹 부활의 수장으로 각자의 길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갔다. 그렇게 서로 다른 궤도를 달리며 영원히 접。을 찾지 못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은 2002년, 다시 한번 운명처럼 한곳에서 만났다. 두 뮤지션이 헤어진 지 13년 만의 일이었다.
두 사람은 부활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손을 잡았고,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Never Ending Story'였다. 말 그대로, 끝난 줄 알았던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 곡은 부활 8집에 수록됐고, 오랜 시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중에 큰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노래 제목이었다.
Never Ending Story. 물론 노래 제목과 달리 아쉽게도 두 사람의 재결합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다시 각자의 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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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때 만들어진 이 노래는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부활과 이승철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명곡으로 남아있다.
승패를 넘어 서로의 세월을 입증한 두 이름
2026년 추석, KBS와 채널A를 통해 연이어 방송된 두 공연을 지켜보며 필자가 처음에 떠올렸던 '맞수'라는 표현을 다시 되짚어보게 되었다. 스포츠에서 맞수란 승패를 겨루는 경쟁 상대이지만, 음악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관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승철과 부활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그 뿌리인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김태원의 기타와 이승철의 목소리가 한 앨범 안에서 '희야'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명곡으로 굳건히 교차하고 있다.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 사람은 독보적인 솔로 가수로, 다른 한 팀은 한국 록의 자존심을 지켜낸 밴드로 각자의 궤적을 그려왔다. 그러면서도 〈회상 Ⅲ〉와 〈마지막 콘서트〉, 그리고 〈Never Ending Story〉 같은 명곡들을 매개로 두 사람의 음악적 인연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번 추석에 펼쳐진 두 무대가 유독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그들을 보며 '누구의 팬인가'를 따지며 편을 가르기보다, 지난 오랜 세월 두 거장이 한국 대중음악계에 남긴 위대한 유산에 감사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수 있다는 그들의 노래 가사처럼, 이별 끝에 운명처럼 다시 마주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언젠가 다가올 어느 명절에는 두 거장이 한 무대 위에 함께 서는 감동의 순간이 성사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부활의 태동기를 기록한 LP 속지 이미지. 보컬 이승철 기타 김태원의 공연 모습
ⓒ 최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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